2010/03/22 17:35

[공연] Jeff Beck 내한, 솔직히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기



 0320, 토요일 Jeff Beck이.. 첫 내한을 가졌다.
 JB를 처음 알게 된게, 고1인가 고2였으니, 근 6-7년 쯤 되는건가. 나 또한 그랬지만 많은 이들이 내한 소식을 접하고 제프벡을 대한민국 땅에서 보게 될줄이야 라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거다. 처음 blow by blow 앨범을 접하고 "....." 말을 잃었던 그 날 이후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라이브를 봐야할 뮤지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고대했고, 기다려왔고...그게 2010년에 이뤄지다니.
 공연장에서 관객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의 남성들, 생각해보니 난 행운아에 속하는 편이다. JB에 열광한지 고작 6-7년 밖에 안됐는데, 직접 대한민국 땅에서 봤다는 것. 물론 해외에 나가서 볼 수도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돈 없는 학생이라는 입장은 생각보다 그리 자유롭지 못하니까. 옆에 앉아 있던 아저씨라든가, 주변에 앉아 있던 많은 사람들의 JB에 대한 염원, 갈망이 느껴졌다. 물론 나도 그 마음엔 뒤지지 않는다!

 기타를 치는 사람도 아니고, 음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일개 리스너에 불과한 내가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 싶을 정도로 가까운 자리에서 보았다. 가볍게 연주하는 것 같지만, 나한테 와서 닿는 소리는 너무나 강렬하고 깊어서 몸둘바를 몰랐다. 특히나 Angels의 예의 그 연주에서는 JB의 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눈과 귀를 JB에서 고정시키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기억나지 않는다. 감각기관은 집중했지만, 기억을 할 뇌는 이미 사고능력을 정지시킨 상태였나 보다. (라기 보단, 흥분해서 날뛴거겠지)

 꾸준히 함께 해오던 밴드가 아니라 아시아-호주투어는 베이스와 드럼이 바뀌었는데, 유럽/미주 투어에선 탈이 다시 베이스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한것 같다. 드럼은 모르겠고. 이번 E&C투어의 첫 포문을 여는 곳이 우리나라였다, 그네들도 떨리지 않았을까. 개객인들이야 늘 연주하는 사람들이지만, 무대위에 올라서 월드투어의 첫 날이라는 타이틀은 마음 한 구석에 일종의 부담감 같은걸로 자리 잡고 있지 않았을까? .... 라고 생각해보지만, JB는 언제나 그렇듯 너무나 담담하고 신나게 연주할 뿐이었다. 그리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늘 같은 모습. 그래도 동영상으로 본 모습들과 비교 해봤을 때, 많이 자주 웃은것 같은데 한국의 공연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을거라고 확신하....해도 되겠지?

 관객의 환호와 뒤섞인 Nessun Dorma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놀라면서 밴드들을 보며 웃는 JB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뭘 느꼈길래,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밴드들을 본걸까. 물론 나도 놀랐다. 전날 (세계 최초로!, 처음으로 발매된) JB의 새 앨범을 들으며 over the rainbow는 그렇다 치더라도 nessun dorma의 그 웅장함이 생각보다 살지 않아서 밍밍하다라고 느꼈었는데, 정작 공연장에서 들으니 완전 얼굴을 탈바꿈한 neessun dorma가 무대 위에 떡하니 자리잡고 웃고 있었다.
 그 외에도 freeway jam이나, blast from the east(아니, brush with the blues였나?)는 밴드들의 즉흥 잼 같은 분위기로 연주되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곡으로 연주되었고, 라이브로 듣는 hammerhead는 더 강력했다. Rollin&Tumblin 경우는 론다 스미스의 보컬에 정말 놀랐다. 론다 스미스, 베이스는 물론 보컬까지 수준급이다. 이 사람 정체가 뭐야?
 한 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나라다의 드럼은 꽤나 파워풀해서 브러쉬마저 파워풀 했다. 조금 더 부드럽게 깔렸음 하는 부분에서 브러쉬의 찰진 소리가 들리니 좀 튀더라. 그래도 셋리스트를 보면 그런 곡들보다는 파워풀한 곡들이 많아서 괜찮았다. 어쩌면 이미 wired를 함께 했던 나라다가 드럼에 포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었다. 셋리스트의 색깔을, 근데 scatterbrain과 bolero를 못들었다는건 정말 죽을만큼 아쉽다. 어떤분이 찍어 올린 셋리스트 종이를 보니까 위에 bolero가 적혀 있는데, 슥슥 그어져 있더라. !!!!!!!!!!!!!!!! 연주 할 수 있었던 거잖아!!! 왜 빠진거지?!!!!!

 그래도 미리 준비해둔 앵콜곡 까지 연주한 JB가 엄청나고도 끈질긴 환호 속에 다시 등장해서 cause we've ended as lovers를 연주했는데, cause we've ended as lovers의 앞부분에 찡-하고 기타가 튕길때 그 전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메인셋에서도 몇 번 그랬지만 정말 울컥해서 .... 혼났다.

 JB의 최고의 연주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내 생애 최고의 공연은 맞다. JB를 그렇게 가까운데서 본데다가, 그의 손 움직임, 미소까지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그렇게 고대하던 JB의 연주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느낄 수 있었으니. 기타 하나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들었다 놨다,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사람은 JB뿐이지 않을까? (라고 하면 나 돌맞나?ㅋㅋ) 공연 사진들이나, 후기들 보다보면 또 막 가슴이 뛴다. 게다가 공연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또 울컥해서는 찡- 해진다.

 솔직히 방문에 붙여논 포스터 속 JB를 볼 때마다 포스터 속으로 뛰어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