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5 17:17

영국, Hartfield, 곰돌이 푸우(pooh) 마을에 가보자 유럽


 그래 사실은 푸를 만나러 간게 아니였다.
 사실 나는 푸에겐 별로 관심도 애정도 있는게 아니였다. 
 푸는 나에게 그냥 귀여운 헐벗은 곰돌이였을 뿐.

Hartfield 주변 지도

 내가 간건 오로지, 브라이언 존스(Brian Jones)때문이었고, 검색으로 돌아다니던 중, Cotchford Farm에 팬이 들어가봤다는 후기를 읽고, 혹시나 멀리서 집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에 간거였다. 나에겐 Cotchford Farm은 브라이언이 애석하게도 생을 마감한 집이라는 의미가 컸고, 그냥 동시에 A.A Milne이 살면서 푸를 집필한 곳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 입장에서는 푸에게 감사해야 했다. 푸라는 위대한 헐벗은 곰돌이가 없었다면 Cotchford farm에 차 없이 찾아가는건 토나오게 힘들었을 거다.

 Hartfield는 그 지역 일대를 말하는데,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Tunbridge Wells에 떨어져 기차역 반대편에서 291번 metro 버스를 타고 Hay Wagon Inn, Hartfield에서 내리면 된다. 간단해보이지만, 291번 버스는 1시간에 1대 밖에 운행하지 않는 도도한 버스이기 때문에 꽤 짜증난다. 기차역에서 내려 적당히 시간을 때운뒤 버스를 타고 하트필드로 향했다. 한 1시간 정도를 달려 가는데, 앞에 정류장 이름이 뜨긴 하는데 혹시 몰라 버스기사에게 푸마을에 가는데 어디서 내리면 되냐고 하니, 바로 다음정거장이라고 한다. 정거장에서 내리니 상상을 초월할정도로 작은 마을이었다. 

 저기 보이는 도로 한줄로 집들이 띄엄띄엄 붙어 있는게 Hartfield라는 마을이었다. 농촌이다 보니 마을이라는게 그냥 몇몇 가게와 동네 주민센터, 학교가 있는 곳이 마을이었다. 표현하자면 읍내? 정도. 끝자락에는 푸의 성지 Pooh Corner가 자리잡고 있다. 


 푸코너에 들어가 푸인형, 푸책, 푸스티커, 푸장난감, 푸타일, 푸벽지, 푸열쇠고리, 푸엽서, 푸컵, 푸담요, 푸푸푸푸푸푸푸 푸를 구경하다 보니 푸가 즐겨 먹는 벌꿀을 흉내낸 달고나 덩어리가 있었다. '아니 이건 뽑기잖아!' 하며 집어 들고 푸 투어 가이드 쪽지와 함께 계산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떠났다. 푸코너 안에는 작은 카페도 있으니 푸투어를 마친 뒤에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남으면 들어가 차한잔 하며 주인 아줌마와 수다를 떠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난 길바닥에 주저 앉아 과자를 먹으며 책을 읽었지만)
 
 저 책자? 종이?를 열면 귀여운 지도와 장소들에 대한 설명정도가 있다. 저걸 사면 안에 푸코너에 다녀갔습니다~ 식의 기념 스티커를 정성스레 붙여주시기도 한다. 저걸 구지 사지 않아도 지도를 달라 하면 흑백 복사본을 준다고 한다. 원래는 코치폴드 집과 푸브릿지까지만 가볼 생각이었는데, 코치폴드 집의 지붕만 구경한 뒤 참담함에 몸둘바를 몰라 이왕 이렇게 된거 푸투어를 다하고 가마! 하며 어거지로 Enchanted place까지 갔다. Roo's Sandy Pit 처럼 좀더 멀리 가거나 루트를 벗어나 거의 숲을 헤매야 하는 곳을 제외하고 저기서 '나 가봤어요' 식의 체크해보는 장소는 다 같다온듯 하다 (이렇다할 표지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왠만한게 다 숲에 있는거다보니, 내가 간건지, 지나간건지 애매했다)

 푸코너에서 앞으로 걸어가면 큰 나무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목표는 첫째도 Cotchford Farm, 둘째도 Cotchford Farm이었기 때문에 왼편의 길로 들어섰다. 걷다가 Cothford hill이라고 적힌 안내판 맞은편의 골목으로 들어갔다. 몇번째 집이 과연 그 집일까, 집이라도 멀찍이서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찌만, 여긴 명백히 '사유지' 나무와 나무에 가려 집은 보이지도 않았다. 대강 첫번째나 두번째 집이었을 텐데, 내 생각엔 첫번째 집이 맞는것 같다. 인터넷에서 주인과 얘길 나누고 집에 들어가봤다던 팬은 운이 좋았던건지, 지금은 지붕만 보이고, 집에 들어가려면 막아논 울타리를 넘어가야 하는데, 이건 명백히 무단 주거침입이다. 그냥 손가락만 쪽쪽 빨며 지붕을 보고 위치상 여기겠거니 하고 푸브릿지로 향했다. 




 영국의 시골은 이렇구나 하는걸 완벽하게 느낄 수 있는 hartfield. 푸브릿지까지 가는 길은 농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시골길을 지나가야 한다. 여기서부턴 사유지니 통행에 주의하라는 팻말과, 집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는 팻말, 집 이름을 적어논 팻말, 아기자기한 길들을 걷는다. 다행히도 날씨가 정말 화창한 날씨 그 자체여서 덥긴 했지만 걷는 기분은 최고였다. 중간중간 이쪽이 푸브릿지라고 표시되어 있는 팻말을 보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는데, 저기 그려논게 정녕 푸..란 말인가 싶을 정도로 아가들 낙서 같은 팻말이 군데군데 세워져 있다.

 그렇게 지도 보고, 팻말보고 걷다 보면 푸브릿지 도착! 언제부터 있었던 다리인지는 모르겠지만, 푸가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는 석세스 지방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듯 하다. 하지만 그 일대는 사유지. 평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자주 오는듯 했다. 나 혼자서 사진을 찍고 놀고 있을 때도 반대편 주차장 쪽에서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푸 브릿지에서 다시 지도를 보고 쭉 걸어 나갔다. 말농장을 지나 도로를 지나 주차장이라는 공터를 지나 다시 길을 따라 쭉 걸어나가면 enchanted place에 도착한다. 이 숲에서 승마를 많이 하는지, 말농장을 지나  숲을 따라 걷다보면 말조심이나 보행자 우선이라던가 식의 표지들이 서있고, 길에는 말똥이 즐비하다. 
 Enchanted place에서 보이는 풍경도 너무나 아름답지만, 거기까지 가는 숲의 모습과 풍경도 정말 환상적이다. 화창한 날의 구릉지대의 영국 시골을 보고 있으니 하~ 여기가 천국인걸까. 이런 시골에서 산다면 정말 여유롭기 그지 없는 행복한 삶이겠구나 싶더라. 왜 여기서 pooh같은 이야기가 태어났는지 알 수 있을것 같다.
 


Tunbridge wells 행 기차 (london bridge출발) 15파운드 - 왕복 (via Orpington, Sevenoaks, Tonbridge, Highbrooms)
Metro bus 291 (Tunbridge Wells~Hay waggon Inn) 5.60파운드 - 왕복 (약 30분 소요)



덧글

  • 닉쿤여팬 2010/07/06 15:20 # 삭제

    진짜 만화영화나 소설같은데 나올것 같은 동네네.. 푸도 그렇고 왠지 빨강머리앤도 생각나 삐삐도 생각나고 ㅎ
  • 고젤고젤 2010/07/07 21:04 #

    동화같은 마을이었어 풍경도 동화같고